양산시 산하기관 인사·채용 논란…인사청문회와 공개채용 사각지대
복지재단 대표이사 인사청문회 대상 제외…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공개채용 없이 임명
경남 양산시가 사무를 감독하거나 예산을 지원하는 산하 기관·단체의 대표와 주요 직위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인사 검증과 공개채용 절차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양산시는 지난 8월 양산시복지재단 제1대 대표이사에 이용식 전 경남도의원을 임명했다.
양산시복지재단은 2015년 설립됐으며, 그동안 양산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을 맡아왔다. 이번에는 조직 기능 확대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체제를 처음 도입했다.
다만 현행 양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상 인사청문 대상은 지방공기업인 양산시시설관리공단으로 한정돼 있어 양산시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대표이사의 과거 정치 활동을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전문성 및 인사 배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양산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출마를 접고 현 나동연 시장을 지지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후 양산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과 양산시의원, 경남도의원 등을 지냈다.
일부에서는 이를 근거로 이른바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인사 배경에 대한 주장으로 사실관계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도 공개채용 논란
양산시 예산을 지원받는 양산시장애인체육회의 사무국장(별정직 5급) 채용 과정도 논란이 됐다.
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월 정광주 사무국장을 별도의 공개채용 절차 없이 채용했다.
사무국장은 당연직 이사로 체육회 임원에 해당한다.
현행 양산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 규정은 직원 신규 채용의 경우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별정직은 공개채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특히 2022년 전임 사무국장을 채용할 당시에는 공고를 내고 공개채용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5급 사무국장을 채용하면서 별도의 5급 자격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6급 자격 기준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했다.
이후 5급 자격 기준은 2023년 2월 신설됐다.
이에 따라 채용 당시 직급별 자격 기준이 충분히 마련돼 있었는지, 공개채용 예외 규정의 적용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인사청문 대상은 시설관리공단
양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에 따라 현재 인사청문 대상이 되는 기관은 지방공기업인 양산시시설관리공단이다.
반면 시 출연기관인 양산시복지재단 등은 별도의 인사청문 관련 규정이 없어 대표이사 임명 과정에서 시의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의 경우에도 이사회 동의를 거쳐 당연직 회장인 시장이 임명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양산시가 예산을 지원하거나 행정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기관의 주요 직위에 대해 어느 수준까지 공개채용과 인사검증을 적용할 것인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개선 여부와 범위는 양산시와 양산시의회의 조례 및 관련 규정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사설] 양산시 인사 논란, 사람보다 먼저 고쳐야 할 것은 ‘절차’다
양산시 산하기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특정 인사의 적격성 문제와 인사 시스템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누가 적임자인지를 놓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임명되더라도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절차가 작동하느냐는 점이다.
현재 드러난 제도상 공백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시의회 인사청문 대상이 시설관리공단에 한정돼 있고, 시 출연기관 대표이사는 청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면 기관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어떤 검증 절차가 적용되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공개채용의 원칙이다.
별정직이라는 이유로 공개채용의 예외를 인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예외가 존재한다는 것과 예외를 아무런 추가 검증 없이 적용해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의 주요 직위라면 공개모집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자격요건과 심사기준, 임명 과정에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
자격 기준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을 정해놓고 기준을 맞추는 행정이라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기준이 사람보다 먼저 나와야 한다.
직급과 직무에 필요한 경력·전문성·자격요건을 사전에 명확하게 규정하고, 채용 또는 임명 전에 공개하는 것이 기본이다.
양산시가 이번 논란에서 얻어야 할 교훈도 여기에 있다.
인사청문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주요 산하기관 임원에게 공개모집을 어느 정도 의무화할 것인지, 별정직 예외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다만 사설이 특정 인사의 임명 자체를 부당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검증해야 할 것은 사람이 아니라 절차이고, 개선해야 할 것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누가 시장이 되든, 누가 기관장이 되든 같은 규칙이 적용되는 인사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이른바 ‘깜깜이 인사’라는 논란도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양산시와 양산시의회가 이번 논란을 특정 인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으로 끝내지 말고, 산하기관 인사의 기준과 절차를 공개적으로 정비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인사는 임명권자의 권한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설명할 책임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원칙과 절차는 바뀌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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