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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10-0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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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가산단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 지정…경남 방산, 이제 진짜 승부가 시작됐다

7,731억 육성계획·민간 2조2,800억 투자…창원·진주·사천 연결해 항공엔진 기술자립 나선다

기사입력 2026-10-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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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국가산단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 경남 방산의 ‘기회’가 아니라 기술자립의 시험대다


창원국가산업단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방산 분야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경남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9월 30일 열린 제9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방산 분야를 포함한 신규 특화단지를 지정했고, 창원국가산단은 첨단항공엔진 기술자립과 산업화를 위한 거점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크다.

경남도는 오는 2036년까지 7,731억 원 규모의 육성계획을 추진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세아창원특수강 등 참여기업들은 2조2,800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2035년까지는 매출 6조 원, 수출 3조 원, 신규고용 8,000명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항공엔진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율도 9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여기서 박수만 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다.


■ ‘특화단지 지정’이 기술자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항공엔진은 일반 제조업과 차원이 다른 산업이다.

고온·고압 환경에서 장기간 작동해야 하고, 엔진의 소재와 부품 하나하나가 극한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더구나 항공엔진 핵심 기술과 소재·부품은 국제적인 수출통제의 영향을 받는 전략기술이다.

우리나라는 KF-21이라는 국산 전투기 개발에 성공했지만 독자적인 첨단 전투기 엔진 기술을 확보한 단계는 아니다. 정부가 2028년 본사업 착수를 목표로 차세대 첨단항공엔진 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창원국가산단 특화단지 지정의 핵심은 산업단지 하나를 더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남의 엔진을 가져다 쓰는 나라’에서 ‘우리 엔진을 설계하고 만들어 수출하는 나라’로 갈 수 있느냐가 본질이다.


■ 창원·진주·사천을 하나의 산업벨트로 만들어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창원·진주·사천의 역할 분담이다.

창원은 엔진 개발과 제조, 진주는 시험·연구와 인증, 사천은 완제기 산업을 담당하는 구조다.

창원국가산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43개 소재·부품·장비 및 협력기업과 한국재료연구원 등이 집적해 있다.

진주에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국방기술품질원 등 시험·인증 기반이 있고, 사천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중심으로 완제기 산업 기반이 있다.

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단순한 기업 집적을 넘어 소재·부품 → 엔진 → 시험·인증 → 완제기 → 수출 이라는 전주기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을 실제로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묶어내느냐다.

창원 따로, 진주 따로, 사천 따로 사업을 벌인다면 특화단지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7,731억 원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정부와 경남도가 제시한 7,731억 원은 분명 의미 있는 규모다.

하지만 산업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총사업비가 아니다. 그 돈으로 무엇을 만들고, 누가 기술을 확보하며, 언제 매출로 연결시키느냐가 핵심이다.

특화단지 육성계획은 ▲독자기술 국산화 ▲공급망 자립화 ▲특화단지 실행력 확보 등 3대 전략과 36개 과제로 추진된다.

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첫 번째다.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연구기관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엔진 기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기업의 시제품으로 넘어가고, 시제품이 시험·인증을 통과하고, 실제 엔진에 적용되고, 양산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해외 시장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R&D 성과가 논문과 보고서에서 멈추는 순간 특화단지는 또 하나의 산업정책 사업으로 끝날 수 있다.
 
창원국가산단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 지정은 경남에 주어진 새로운 기회이지만, 그 기회를 성과로 바꾸는 책임 역시 이제 경남의 몫이다.


■ 민간 2조2,800억 원 투자, ‘계획’과 ‘실행’은 구분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세아창원특수강 등 참여기업의 2조2,800억 원 규모 투자계획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투자계획은 투자 실적과 다르다.

-. 착공했는가.
-. 설비가 들어왔는가.
-. 고용이 발생했는가.
-. 국산 소재가 실제 엔진에 적용됐는가.
-. 국내 기업이 해외 공급망에 진입했는가.
-. 수출계약으로 연결됐는가.

이런 지표를 매년 공개하고 검증해야 한다.

특화단지 지정 당시의 화려한 숫자보다 5년 뒤 실제 공장과 기술, 매출과 수출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 인재가 없으면 항공엔진 산업도 없다


항공엔진 산업에서 또 하나의 병목은 사람이다.

설계·해석·소재·제조·시험평가를 담당할 고급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경상국립대는 2026년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원 항공방산 분야에 선정돼 국비 등 172억 원을 확보했고, 경남도는 이를 특화단지 연계사업으로 활용해 2031년까지 석·박사급 전문인력 120명 양성을 추진한다.

숫자는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인력들이 졸업한 뒤 어디에서 일하느냐다.

지역 대학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수도권 기업으로 빠져나간다면 경남 산업생태계는 인재 양성소에 머물게 된다.

따라서 기업의 채용과 대학의 교육과정을 직접 연결하고,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학생과 기업 연구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인재를 ‘양성’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가 경남에 ‘남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 2035년 매출 6조·수출 3조, 숫자보다 국산화율을 봐야 한다


경남도는 2035년까지 매출 6조 원, 수출 3조 원, 신규고용 8,000명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율은 90%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목표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매출 규모만이 아니다.

핵심 원천기술을 얼마나 확보했느냐가 우선이다.

항공엔진은 단순히 부품을 많이 생산한다고 기술자립이 되는 산업이 아니다.

고온 소재, 단결정·내열 소재, 터빈, 압축기, 연소기, 제어계통 등 핵심 기술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경남도가 매년 공개해야 할 것은 단순한 투자액과 매출액이 아니다.

핵심기술 국산화율, 핵심부품 국산화율, 시험·인증 실적, 특허와 기술이전, 기업별 신규 투자, 전문인력 고용, 수출계약 실적 등을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이 특화단지의 성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쟁점

구분

계획·현황

지정

창원국가산단 첨단항공엔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경남 내 지정

최초

육성계획

2036년까지 7,731억 원

민간 투자계획

2조2,800억 원

산업 연계

창원 엔진 → 진주 시험·연구 → 사천 완제기

참여 기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43개 기업·기관

전문인력

2031년까지 석·박사급 120명

2035 목표

매출 6조 원·수출 3조 원·신규고용 8천 명 이상

국산화 목표

핵심 소재·부품 90% 수준

장기 비전

글로벌 Top 5 항공엔진 클러스터


■ 경남 방산의 다음 10년, 이제는 ‘구호’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창원국가산단의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 지정은 경남 산업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하지만 지정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7,731억 원의 육성계획도 시작일 뿐이고, 2조2,800억 원의 민간투자계획도 실행이 전제돼야 한다.

2035년 매출 6조 원과 수출 3조 원이라는 목표 역시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 10년 뒤 대한민국은 독자적인 항공엔진 기술을 갖게 되는가.
-. 경남 기업은 핵심 소재와 부품을 실제로 공급하고 있는가.
-. 창원에서 만든 엔진이 진주에서 시험·인증되고 사천의 항공기에 적용되는가.
-. 그리고 그 제품이 해외로 수출되는가.


이 네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특화단지는 단순히 창원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만드는 사업이 아니다. 경남 제조업의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산업전환 프로젝트다.

따라서 이제 경남도와 창원시, 진주시, 사천시,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보여줘야 할 것은 홍보자료가 아니다. 실적이다.

연구개발 성과가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고, 제품이 양산으로 이어지고, 양산이 수출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항공엔진은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동시에 걸린 분야다.

그만큼 실패했을 때의 비용도 크다.

창원국가산단 첨단항공엔진 특화단지 지정은 경남에 주어진 새로운 기회이지만, 그 기회를 성과로 바꾸는 책임 역시 이제 경남의 몫이다.

‘글로벌 Top 5’라는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 시장에서 실제로 경쟁할 수 있는 엔진 기술과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 지정이 또 하나의 대형 국책사업으로 끝날지, 아니면 대한민국 항공엔진 기술자립의 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 10년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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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주 기자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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