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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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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 김지율 학술연구교수, 사진 시집 『침묵의 헤테로토피아』 출간

박현규 사진작가와 공동 작업, 11월 진주문고서 사진전·북토크
1923년 진주 형평운동 정신을 오늘의 차별·배제 문제로 확장

기사입력 2026-09-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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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총장 권진회)는 인문학연구소 김지율 학술연구교수(시인)가 박현규 사진작가와 함께 흑백 돌 사진 50여 점과 시를 엮은 사진시집 『침묵의 헤테로토피아』(도서출판 새미, 206쪽, 1만 8000원)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진주를 조명한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 현대시의 공간 담론을 집대성한 『헤테로토피아 시학 1·2』를 잇는 연작 저작이다. 언어와 이미지가 끊임없이 범람하고 소비되는 시대에, 저자들은 말하지 않은 것, 즉 '침묵'이 무엇을 증언할 수 있는지 되묻는다. 흑백으로 담아낸 돌의 표면에서 인간 실존과 역사의 기억을 읽어낸다.
 
경상국립대 김지율 학술연구교수 사진 시집 침묵의 헤테로토피아 출간

책 속의 돌들은 명산대천의 수려한 기암괴석이 아니다. 모진 비바람과 풍화를 견디며 산업화와 도시화의 그늘 속에서 금이 가고 무너져 내린 흔적들이다. 김 교수는 흑백 돌 사진이 품은 균열과 명암 속에서 구도자의 미소부터 지친 범부의 욕망, 혁명가의 열정, 어머니의 슬픔과 태아의 얼굴에 이르기까지 인간 실존의 무수한 표정을 포착한다.

책은 '부동(不動)', '부조(浮彫)', '형평(衡平)', '백정(白丁)', '무궁(無窮)', '무위(無爲)'의 6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제3부 '형평'과 제4부 '백정'은 개인의 실존에 대한 성찰을 역사적 기억과 잇는다.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해 신분 차별 철폐와 인간 존엄을 외친 '형평운동'의 정신을 오늘날의 차별과 배제 문제로 확장했고, '백정'이라는 이름을 역사의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을 아우르는 시대의 초상으로 그려냈다.

이러한 사유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기존 질서에 균열을 내는 이질적 공간)' 개념과 맞닿아 있다. 책에서 '침묵'은 텅 빈 공백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언어의 또 다른 공간이다. 시인이 이름 없는 돌의 침묵에서 인간의 얼굴과 '말 없는 말'을 읽어내는 까닭이다. 사진과 시는 각각 독립된 작품이면서 서로의 의미를 넓히며, 사진이 만드는 정적과 시인이 벼려낸 언어는 독자를 또 다른 침묵과 마주하게 한다.

출간을 기념한 특별 행사는 11월 진주문고에서 열린다. '돌은 침묵으로 무엇을 증언하는가'를 주제로 11월 17일(화)~23일(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11월 20일(금)에는 독자와 함께하는 북토크가 진행된다.

김 교수는 "27년 전 사진 앞에서 마주했던 충격과 부채의식이 오랜 사유와 침묵을 거쳐 이번 저작으로 결실을 맺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와 사진이 건네는 말을 통해 작품 너머의 세계를 응시하며, 새로운 사유의 화두를 발견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2009년 『시사사』로 등단한 김 교수는 시집 『내 이름은 구운몽』, 연구서 『나의 도시, 당신의 헤테로토피아』, 『헤테로토피아 시학 1·2』 등을 펴냈으며 진주문학상, 교육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경상국립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박 작가는 동아국제사진살롱 동상,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지부 전국공모전 금상 등을 받았다. 개인전 2회를 열었으며, 논문으로 「사진의 '발견된 오브제'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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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jinju.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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