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3일 실시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남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 국민의힘 10곳, 더불어민주당 4곳, 무소속 4곳이 당선되며 경남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났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경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4명이나 당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경선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현직 단체장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생환하면서 당 공천 시스템에 대한 지역민의 강한 불신이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남 18개 시·군 단체장 당선인 현황
시 지역
창원시장 : 강기윤(국민의힘)
진주시장 : 조규일(무소속)
통영시장 : 강석주(더불어민주당)
사천시장 : 박동식(국민의힘)
김해시장 : 정영두(더불어민주당)
밀양시장 : 안병구(국민의힘)
거제시장 : 변광용(더불어민주당)
양산시장 : 나동연(국민의힘)
군 지역
의령군수 : 오태완(무소속)
함안군수 : 차석호(국민의힘)
창녕군수 : 성낙인(국민의힘)
고성군수 : 하학열(국민의힘)
남해군수 : 류경완(더불어민주당)
하동군수 : 김현수(국민의힘)
산청군수 : 유명현(국민의힘)
함양군수 : 진병영(국민의힘)
거창군수 : 이홍기(무소속)
합천군수 : 김윤철(무소속)
6.3 지방선거 경남 기초단체장 당선인 18명
최대 화두는 '무소속 돌풍'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무소속 돌풍이다.
진주, 의령, 거창, 합천 등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국민의힘 공천 시스템에 대한 심판론이 현실화됐다.
특히 조규일 진주시장과 김윤철 합천군수의 승리는 단순한 개인 승리를 넘어 경남 정치권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규일 시장은 국민의힘 공천 배제에도 불구하고 진주시 최초의 무소속 시장 3선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김윤철 군수 역시 당의 경선 과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뒤 재선에 성공하며 지역 기반의 강력함을 입증했다.
이는 정당 간판보다 행정 성과와 지역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승리했지만 사실상 패배한 선거
수치상으로는 국민의힘이 18곳 중 10곳을 차지하며 최다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정치적 평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에서 현직 단체장들을 잇따라 배제했고, 그 결과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결국 국민의힘은 상대 정당에 패배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제한 후보들에게 패배한 셈이다.
특히 진주와 합천, 의령, 거창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더욱 뼈아프다.
당 조직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서부경남 한계는 여전
더불어민주당은 김해, 거제, 통영, 남해 등 4곳에서 승리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특히 김해와 거제 등 동부경남 핵심 지역을 확보하며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 분열과 공천 파동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남 전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무너진 국민의힘 표 상당수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에게 이동했다는 점은 민주당 입장에서도 숙제로 남게 됐다.
향후 정치적 파장
이번 선거 결과는 향후 경남 정치권 재편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무소속 당선인들의 복당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규일, 김윤철, 오태완, 이홍기 당선인 모두 과거 국민의힘 계열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이 이들을 복당시킬 경우 공천 정당성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고, 반대로 복당을 거부할 경우 지방 권력 기반 약화가 불가피하다.
둘째, 국민의힘 경남도당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 논란과 계파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선거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향후 경남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중심 정치보다 인물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선거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기존 공식을 무너뜨렸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중앙당의 결정만으로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
경남 민심이 남긴 메시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 유권자들은 명확한 경고장을 보냈다.
밀실 공천과 계파 공천, 납득하기 어려운 컷오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당은 후보를 선택했지만 유권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
특히 조규일·김윤철 당선 사례는 지방자치 시대에 주민들이 정당보다 행정 성과와 지역 발전 능력을 우선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경남 지방선거의 승자는 특정 정당이 아니라 '민심'이었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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