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WHL)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 없이 혈관을 손상시키는 대표적 만성질환으로,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만성콩팥병 위험을 높여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혈압약 중심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혈압 수치가 조절되더라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운동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이 고혈압 관리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고혈압 환자 12만4,370명을 평균 9.1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운동량(주당 500~1,000 MET/분)을 충족한 환자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환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8%,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27% 낮았다. 권장량의 3배 이상 운동한 그룹에서는 전체 사망 위험이 최대 30% 감소했다.
특히 운동의 ‘강도’가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달리기·에어로빅·빠른 자전거 타기 같은 고강도 운동 비율이 전체 운동의 절반 이상인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전체 사망 위험이 14% 낮았고, 심근경색 위험은 29%, 허혈성 뇌졸중 위험은 16%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규칙적인 운동이 혈압 조절을 넘어 혈관 탄력성 회복, 혈관 내피 기능 개선, 인슐린 저항성 및 염증 감소 효과까지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체중 감량 효과까지 더해져 사실상 고혈압 환자에게 ‘복합 처방’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리한 고강도 운동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혈관이 약해진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갑작스러운 운동은 혈압 급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부터 시작해 가벼운 달리기·인터벌 운동으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 권장된다.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저염식 실천 ▲적정 체중 유지 ▲주 5일 이상 유산소 운동 ▲금연·절주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기본 수칙으로 제시된다. 특히 최근에는 플랭크·벽 스쿼트 같은 등척성 운동도 혈압 안정화에 효과적인 운동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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