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장유여객터미널이 결국 추석 전 문을 열지 못한다.
김해시는 18일 장유여객터미널의 추석 전 부분개장을 유보하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먼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 3월 건축 준공 이후 2년 넘게 정상 운영되지 못한 시설이다.
추석 전 개장을 목표로 김해시와 사업시행자, 운수업체, 경남도 등이 협의를 이어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해시가 밝힌 핵심 이유는 명확하다.
사업시행자가 시설 개선 비용과 향후 운영에 따른 재정적 부담에 대해 시의 재정 지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수업체 역시 새 터미널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기부채납과 신탁·채권 관계까지 얽혀 있다.
결국 장유여객터미널 문제는 단순히 “버스가 들어오느냐, 안 들어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준공한 터미널이 왜 2년 넘게 멈춰 있나
장유여객터미널은 2024년 3월 준공됐다.
그런데 시민이 이용해야 할 여객터미널은 준공 이후에도 정상 개장하지 못했다. 일부 상가만 운영되는 상태가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지금도 책임 주체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건립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시설 개선비와 운영비 문제가 발생하고, 운수업체는 추가 운행 비용 등을 이유로 부담을 요구한다.
김해시는 시민 불편을 해결해야 하지만 민간사업자의 재정부담까지 무조건 떠안을 수도 없다.
이 구조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장부터 서두른다면 결국 발생하는 비용은 시민에게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해시가 이번에 ‘개장보다 안정적 운영’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추석 전 개장’이라는 약속보다 더 중요한 것
민선 9기 출범 이후 장유여객터미널 정상화는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실제로 김해시는 현장 점검과 관계기관 협의, 시설 안전 컨설팅, 버스 진출입 동선 검토 등을 진행하며 개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결과는 다시 유보다.
여기서 행정이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개장 날짜를 맞추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는 것이다.
터미널을 열었다가 운수업체가 제대로 입차하지 못하고, 시설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운영비를 놓고 다시 갈등이 벌어진다면 시민들은 또 다른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번 유보는 단순한 실패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구조를 처음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공영화 검토, 이제는 말보다 조건을 공개해야 한다
김해시는 사업시행자의 자구책을 요구하고 대주단 등 신탁 관계사와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와 경남도 등과 법·제도 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기부채납을 통한 공영화까지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영화 역시 만능 해법은 아니다.
현재 재산에 사권이 설정돼 있다면 기부채납 자체가 쉽지 않고, 복잡한 채무 관계도 풀어야 한다. 실제로 관련 보도에서도 이러한 법적·재산권 문제가 공영화의 장애물로 지적됐다.
따라서 김해시는 앞으로 공영화에 필요한 총비용, 기존 채무·채권 관계, 시설 개선비, 연간 운영비, 운수업체 지원비 등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시민 세금이 투입된다면 더욱 그렇다.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개장 목표일’이 아니다
장유여객터미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첫째,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민간사업자와 신탁사, 대주단, 운수업체, 김해시 사이의 책임과 비용 부담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둘째, 운영비 구조를 공개해야 한다.
터미널을 열었을 때 매년 얼마의 비용이 발생하고 누가 부담하는지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
셋째, 공영화 여부를 경제성·공공성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공영화가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지, 민간 정상화보다 어떤 장점이 있는지, 시민 부담은 얼마인지 객관적인 자료로 판단해야 한다.
장유 시민이 원하는 것은 ‘약속’이 아니라 ‘터미널’이다
장유여객터미널은 이미 준공된 시설이다. 그런데 시민들은 여전히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더 이상 “협의 중”이라는 설명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추석 전 개장이 무산된 지금 김해시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개장 목표일을 서둘러 발표하는 것이 아니다.
왜 준공된 터미널이 2년 넘게 운영되지 못했는지, 누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정상화에 얼마의 비용이 필요한지를 시민 앞에 명확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 정상화든 공영화든 최종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장유여객터미널은 더 이상 민간사업자와 운수업체, 행정기관 사이의 협상 테이블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수년째 기다려온 장유 시민의 교통권과 직결된 공공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전 개장 유보가 또 한 번의 연기가 아니라 장유여객터미널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구조개편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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