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모으고 교육 현안을 공동으로 협의하기 위해 구성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지난 17일 여수에서 제109회 총회를 가졌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다.
정부안은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하는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정부 측에서는 내국세 연동제의 변동성을 줄이고 경제 상황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교육감협의회는 새로운 산식이 실제 교육현장의 재정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학령인구 변화율 35%’의 근거가 주요 쟁점이다. 국회 공청회에서도 이 비율이 교육비 감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특수교육, 기초학력, 돌봄, 급식 등 학생 수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교육 수요를 어떻게 산식에 반영할지도 논쟁거리다.
재정 규모를 둘러싼 계산법도 다르다.
교육감협의회는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교부금 증가액과 실제 올해 교부액을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달라지며, 지방교육세와 보전 재원 등의 변화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정 여력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남교육청은 여기에 교직원 인건비와 국가 정책사업 등에 따른 필수 지출 증가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재정을 줄이느냐, 지키느냐’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와 정부 개편안을 적용했을 때 △시·도별 교부금 변화 △인건비 등 필수지출 △지역별 교육수요 △농어촌 소규모 학교 △도시 과밀학급 △특수교육·돌봄 등 필수 교육서비스에 실제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같은 기준으로 공개해야 한다.
절차 역시 중요하다.
교육감협의회는 개정안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에서 제외하고 충분한 심사와 사회적 논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교육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가 함께 재정 영향과 교육자치 문제를 검증하는 공동 검증체계를 제안했다.
결국 이번 개편의 가장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정부가 말하는 재정 증가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증가인가.”
숫자를 바꾸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숫자의 기준을 공개하는 것이다. 특히 35%라는 산식이 왜 필요한지, 개편 이후 각 지역 교육청의 재정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필수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권순기 교육감이 17일(목)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에서 열린 제109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특별위원장으로 선출된 만큼 앞으로의 역할 역시 구호보다 객관적인 재정자료와 현장 데이터를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
교육재정은 한 번 산식을 바꾸면 학교 현장에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 정부안과 현행 제도의 재정 효과를 동일한 기준으로 공개하고, 국회가 충분히 검증한 뒤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재정 개편의 최종 기준은 정부와 교육계 어느 한쪽의 주장도 아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가 체감하는 재정 변화가 무엇인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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