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관광 3,230억, 이제 ‘시설 숫자’로 성과를 말할 때가 아니다
218개 사업에 129건 준공…관광객 체류·소비로 이어지는지 냉정하게 따져야
경상남도가 2020년부터 추진한 ‘경남형 관광자원개발사업’에 3,230억 원을 투입해 218건의 사업을 추진했고, 이 가운데 129건을 준공했다. 올해에도 31개 사업이 준공됐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거제 흥남철수 기념공원, 밀양 얼음골 신비테마관, 김해 한옥체험관과 허왕후 기념공원, 함양 남계서원 교육체험관 등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활용한 관광시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설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변화다. 그러나 관광정책의 성패를 준공 건수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관광객이 시설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떠난다면 지역경제에 남는 것은 제한적이다. 관광객이 숙박하고, 식사하고, 체험하고, 지역 특산품을 구매해야 비로소 관광개발 투자가 지역경제와 연결된다.
더구나 경남의 관광자원은 거제·밀양·김해·함양 등 시군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개별 관광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이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묶지 못한다면 관광객 입장에서는 각각의 명소가 ‘따로 노는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남도가 이미 제시한 방향도 체류형 관광과 광역관광시스템 구축이다. 과거 경남권 관광개발계획 역시 기존 관광명소 연계, 체류시간 증대, 인근 지역과의 광역관광시스템 구축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이제 정책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몇 개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머물렀고, 얼마를 지역에서 소비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거제 흥남철수 기념공원, 밀양 얼음골 신비테마관, 김해 한옥체험관과 허왕후 기념공원, 함양 남계서원 교육체험관 등
관광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 콘텐츠’다
앞으로 신규 관광시설에는 준공 자체보다 운영계획과 수익모델이 더 중요하다.
△숙박시설과 연계한 1박 2일 관광코스 △지역 음식점과 연결한 미식관광 △밤에도 방문할 수 있는 야간 콘텐츠 △인근 관광지를 묶은 광역 관광패스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체험상품 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특히 관광객 수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체류시간, 숙박률, 1인당 관광지출액, 지역업체 매출 연계효과 등을 사업별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3,230억 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관광시설은 완공되는 순간 끝나는 건축사업이 아니다. 완공 이후 10년, 20년 동안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지역경제에 돈을 흐르게 하는 운영사업이어야 한다.
경남 관광이 진정한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되려면 이제 ‘관광명소를 만들었다’는 홍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시설을 만들었으면 사람이 오게 하고, 사람이 왔으면 머물게 하고, 머물렀으면 지역에서 소비하게 만들어야 한다.
더구나 경남이 3,230억 원을 들여 218건의 관광사업을 추진한 만큼 그것이 다음 성적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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